첫 출근
인수합병으로 인한 재입사 이후, 첫 출근을 했다.1 그래서 첫 출근이라는 단어가 맞나 싶긴 하다. 전에 일하던 부서가 아니기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새 회사 같이 느껴지긴 한다. 일하는 환경과 공간이 바뀌었는데, 신기하게도 리프레시가 된다. 제일 큰 변화는 조금 더 비즈니스와 사용성에 최적화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점, 내 역할이 프로덕트 디자이너뿐 아니라 프로덕트 매니저의 업무도 일부 맡게 되었다는 점이다.
프로덕트 매니저의 업무도 일부 맡게 되면서 공부해야 할 게 많아졌다. 무한히 책을 읽고 다 한 번에 흡수할 수 있는 기계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읽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이해하고 체득해서 실무에 바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존 도어가 쓴 <OKR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OKR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역량을 구축하고 그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OKR에서는 지키기 어렵고, 원대하면서도, 영감을 주는 ‘목표’를 세운다. OKR이 도구로써 잘 작동하려면 역량이 같은 상태에서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량 구축’을 해야 한다고 책에서 말한다.
감명 깊게 읽어서,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을 당신이 제자리 걸음인 이유 : 지루하거나 불안하거나 아티클에 따르면 ‘의도적 수련’을 하고 있는 상태, 즉 ‘역량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 다행히도 적성에 맞는다. 잘한다는 뜻은 아니고, 잘하고 싶은 분야이기 때문에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된다.
운전해서 강남 출근
첫 출근날에는 짐이 많다. 그래서 차를 끌고 처음으로 출근을 해봤다. 강남으로 운전, 그것도 평일 아침에! 모두가 뜯어 말릴 일을 했다. 생각보다 별 거 아니었다. 아직 정말 힘든 구역에 안 가봐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역시 머릿속으로 계속 시물레이션 돌리는 것보다 경험해보고 직접 느껴보는 게 중요하다. 행동하는 게 중하다!
운전을 시작하고나서부터 이상하게 좀 더 활발해지고, 행동력이 있어진 것 같다. 변수가 몇개 없기 때문에 추측해봤을 땐 그렇다. 이제 앞으로 내 인생은 운전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운전이라는 변수를 통제하고 진짜인지 확인해볼 수는 없다. 계속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행동력이 있는지만 체크해봐야지. 모두 운전 하세요!
이제 일주일에 2번 출근한다. 아마 되도록 차를 가지고 출근할 것 같다. 주차비가 어마어마하지만 출근 횟수가 적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 정 많이 출근하게 되면 기계식 월 정기권을 찾아야겠다는 플랜 B도 갖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닐 거란 옵션은 없어!) 운전해서 출근하는 삶 이제 시작이다!
건강 검진
3년 만에 건강 검진을 했다. (이제부터는 절대 잊지 않고 꼭 매년 해야지). 역시나 빠르게 돌아가는 K-건강 검진 시스템에 감탄했다. 사실은 시스템이라기보단 진행해주시는 분들의 K-눈치로 돌아가는 것 같다. 한 검사에 너무 몰리지 않게, 고루 분산될 수 있게 꽂아져 있는 차트 수를 보며 빠르게 다른 곳으로 배치하시는 모습에 감탄했다. 그 덕에 그 많은 검사가 거의 3시간 만에 끝난 것 같다.
건강 검진하며 이동하는 동안 맥북과 책 중에 어떤 걸 들고 다닐까 고민하다가 <린 분석> 책을 들고 돌아 다니며 읽었다. 건강 검진을 떠올리면 왠지 시끄러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이름 외치는 소리 외에는 그닥 소음이 없다. 그마저도 내 이름 외에는 잘 들리지 않아서 소음같이 않다. 또 건강 검진에 온 사람들은 거의 다 혼자 온 사람들이다. 무리가 없다는 얘기. 그래서 서로 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대화 소음도 거의 없다. 그래서 책 읽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번에 내시경할 때는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하지 않고 일찍 깼다. 저번에는 검사가 다 끝났는데 모르고 헛소리를 했다. 아직 마취가 안된 것 같으니 내시경을 멈춰달라고 애원했는데, 간호사 선생님께서 영혼 없는 목소리로 ‘끝났어요’ 라고 얘기해주셔서 화들짝 정신이 깼던 기억이 있다.
키는 줄고, 몸무게는 5kg이나 빠진 이번 건강 검진. 전반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몹시 궁금하다. 빨리 결과가 담긴 PDF 파일을 메일로 보내주세요, 하나로 의료재단!
달리기 다시 시작
한동안 아침 일찍이든 밤이든 뛰면 죽을 것 같이 덥던 날씨였다. 입추 이후, 이제 해가 떠있어도 뛸 수 있는 날씨가 되었다. 런데이를 이렇게 몇 계절이 지나가는 만큼 길게 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야외에서 하는 운동을 안 해봐서, 계절이 운동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생각도 못했던 것 같다. 엄청 추워지기 전까지, 이 여름이 다가기 전까지 땀을 한 바가지 흘리며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운동해야지.
달리기 페이스를 줄이고 있다. 원래는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게 1km에 10분 대를 유지하며 뛰는 건지, 걷는 건지 헷갈리게 뛰고 있었다. 수요일에는 8분, 오늘은 7분 30초까지 줄여봤다. 일요일에 또 뛸 예정인데 그때는 너무 무리하지 않고 7분 30초를 유지해봐야겠다. 계속 하다 보면 대회도 나갈 수 있겠지?
책 읽기
<사용자 스토리 맵 만들기>, <린 분석>, <OKR 전설적인 벤처투자자가 구글에 전해준 성공 방식>, <개발 함정을 탈출하라>를 읽었다. 다 IT 제품 관련 책들이다.
이제 반백수 생활을 탈출해서 J님이 사주신 <평일도 인생이니까>를 읽을 수 있는 때가 왔는데 짬이 나지 않아서 아쉽다. 그래도 틈틈히 읽어봐야지!
- 아직 찐 인수합병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