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에서 쓰는 주간 일기
평일, 주말 포함해서 혼자 직접 카페에 거의 두 달 만에 왔다. 혼자 카페에 오는 게 왜 이리 힘들던지. 오늘은 볼 일이 있어서 아침부터 성수에 와야 했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온 김에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점심을 먹을 겸 스타벅스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사실 성수에 오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핫플이지만, 내게는 돈을 주고 더라도 가능하다면 지우고 싶은, 이제는 쓸모없는 추억들이 너무 많은 곳이라서 오고 싶지 않았다. 특히 혼자서는 오고 싶지 않았다. 혼자서 잘만 돌아다니는 데 성수만은 싫었다.
하지만 그렇게 치면 갈 수 없는 장소가 너무 많다. 그건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그냥 오히려 혼자 와서 추억 덮어쓰기를 하자. 나와의 추억으로 성수를, 그 외에 많은 장소들을 기억하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야지.
밖에서 우는 건 싫지만, 감정이 이렇게 복받칠 때는 울고, 내뱉어서 푸는 게 좋다. 우는 건 자유다. 억지로 울지 않고, 내 감정을 속이려 드는 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잘 지내다가 무너지는 것도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본다. 이 글도 나중에는 웃으면서 읽을 수 있겠지.
사용자 인터뷰 대장정이 끝난 주
총 4번의 사용자 인터뷰가 이번 주로 마무리되었다.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진행한 사용자 인터뷰라서 더 의미가 컸다. 사용자 인터뷰의 목표를 정하고, 스크리너를 짜고, 수집해서 직접 사용자들에게 연락해서 리쿠르팅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고, 내용을 정리하고. 인터뷰가 비대면으로 진행돼서 다소 수월한 부분이 있긴 했다. 비대면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해서 진행한 과정을 글로 써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 교통을 타고 출근한 주
사실 지난주부터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해보고 있다. 자차로 갈 경우, 오며 가며 시간이 짧게 걸리고 편하지만, 운동량이 제로에 가깝다. 운전하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기도 하다(대신 노래를 듣고 부르는데, 이것도 좋긴 좋다).
무기력하거나 우울할 땐,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 뇌에 좋다는 팁을 <우울할 땐 뇌 과학>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많이 움직이기 위해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시작했다.
운동량이 늘어서 정신 건강에도 좋고, 오며 가며 책도 읽을 수 있고, 긴축재정도 할 수 있는 대중교통 출퇴근.
단점이라면 옆자리에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앉으면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 그리고 집에 올 때 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적다는 것. 이 두 가지인 것 같다. 좋은 점이 하나 더 많으니까 일단 계속해보자.
한 번에 일어난 한 주
무기력으로 점철되었던 10월에 나는 거의 한 번에 일어난 적이 없었다. 알람을 끄고 다시 알람을 맞추고, 다시 잠들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한 번에 일어나는 게 어렵지 않았는데, 한 번 그렇게 습관이 들고나니 바꾸기가 어려웠다.
한 번에 일어나는 게 덜 피곤하고, 개운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지 않더라도 11월에는 알람을 맞춘 시간에 최대한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해봤다.
이번 주는 알람을 맞춘 시간에 한 번에 일어났다!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