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연말 결산 🌙

December 31, 2022

올해는 정말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3개의 회사를 다녔다. 경기도의 좋은 집으로 이사 오면서 생활 환경이 엄청 바뀌었다.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도 제대로 시작했다.개츠비로 직접 만든 블로그를 시작했다. 술을 무알콜 맥주로 대체하면서 거의 절주했다. 풋살을 시작했고, 달리기와 필라테스도 했다. 당화혈색소를 8% 낮춰서 당뇨 전단계에서 벗어났다. 8kg를 감량했다. 이별을 했고, 비혼∙비연애의 삶을 시작했다.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 갓생을 살기도 하고, 번아웃과 무기력증이 동시에 오기도 했다. 이 모든 게 한 해에 일어난 일이라니 참 신기하다.

책 읽기

총 23권의 책을 읽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권 수가 2배 늘었다. 올해 읽었던 책들을 다양한 기준으로 정리해봤다. 내년에는 더 다양한 기준으로 세세하게 분류해봐야지.1

종이책 vs 전자책

원래 거의 늘 전자책을 많이 봤는데 올해는 종이책을 더 많이 읽었다.

종이책 중 도서관 vs 구매

생각보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 본 한 해였다.

분야

생각보다는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mermaid로 쓰고 svg를 자동 생성했더니 좀 짤렸다.)

책 리뷰

트레바리 덕분에 책 리뷰 쓰는 게 익숙해졌다.
(근데 요즘은 통 못 쓰고 있다.)

올해의 책

<열정의 배신>을 올해의 책으로 꼽고 싶다. 이 책은 정리도 못하고, 책 리뷰도 못 썼는데 내 머릿속에 책 내용이 어느 정도 남아있다. 그만큼 내게 큰 영향력을 미친 것 같다. 조만간 다시 읽고 책 리뷰를 써봐야겠다.

회사와 일

사실상 2개의 회사지만 서류로 본다면 올해 3개의 회사를 다녔다. 디자인 리드 겸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작은 목적 조직의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이직했다. 매니저 일이 쉽지 않은 것과는 별개로 아직까지는 실무를 놓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또 디자인 쪽에서 더 성장하는 것보단 요즘은 PM 업무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직하면서 걱정했던 건 도메인이었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 하던 했던 도메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020년 말 퇴사할 때 ‘다시는 이 도메인은 하지 말아야지’ 했던 시점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도메인도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도 <열정의 배신>을 읽고 좀 생각이 바뀐 것 같다.

앞으로도 이렇게 내 생각에 신선한 영향을 줄 책과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 줄, 업무에 도움이 될 책들을 읽으며 내년에는 더 효율적으로 일을 잘 해내고 싶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해내보자.

사이드 프로젝트

올해는 작년에 계획했던 목표인 유튜브 채널 운영, 블로그에 글쓰기, 인테리어 인플루언서 되기(?) 등에 한두 발자국 다가간 해였다. 막연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만 하던 것들을 실제로 이뤄냈다는 보람이 크다.

이 모든 것은 작년 말에 세운 나만의 2022년 OKR을 통해 나왔던 핵심 결과였다. 모든 목표와 그에 따른 모든 핵심 결과를 이루진 못했다.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세웠기 때문에 이 정도만 해낸 것도 잘한 거라 생각한다.

내년 초에도 바로 2023년 OKR을 세워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재밌을 것 같다. 1년 만에 내 마음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대로일까? 어떤 목표가 새로 생겼을까? 궁금하다. 요즘 읽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에서처럼 나를 알아가는 건 참 흥미롭고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생활 환경 & 패턴의 변화

이사

이전에 살던 집보다 5평 정도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했다. 방이 하나 더 생겼고, 부엌에는 아일랜드 식탁이 생겼다. 드레스룸도 있고, 욕실도 있는 멋진 집이다. 유일한 단점은 서울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거지만, 주 3회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크게 단점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다니…라며 매일 감탄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이사 올 때는 집안에 모든 것을 정말 마음에 드는 가구, 인테리어 소품으로 꾸미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진심으로 하나씩 알아보면서, 3D로 배치도 해보면서 홈 스타일링을 했다. 그래서 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집들이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서 갑자기 엄청난 조회수와 구독자 수 증가를 경험하기도 했고, 오늘의집 집들이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 것 같다.2

운전

경기도로 이사 오기 전, 차가 필요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고, 자동차를 계약해놨었다. 이사 오고 나서도 차가 나오기까지는 두 달 동안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기다리면서 운전 연수를 10시간 받았다.3 10시간 받은 후 거의 바로 차를 인수해야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혼자 운전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남의 차를 살짝 긁는 사고를 제외하고는 재밌게 운전하며 지내고 있다. 7개월 동안 대략 5,000km를 탔다.

내가 꿈꿔오던 운전하는 삶을 사는 게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다. 8월에는 혼자 대전을 운전해서 여행을 가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가구를 사기 위해 남양주 구석에 있는 가구 쇼룸에 가기도 했다. 원하는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니…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 내가 꿈꿔오던 삶 그대로 운전은 정말 멋지다. 내 주변에 운전하라고 권유하는 여성들이 많았다면 나는 더 빨리 운전을 시작하고, 이 행복을 느꼈을 것 같다. 그래서 내 주변 친구들에게 운전을 추천하며 지내고 있다.

혼자 살기

2022년 중순 나는 혼자가 되었다. 처음에는 힘들었고, 지금도 완전히 괜찮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지금이 더 좋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는 걸 안다. 온전히 나에게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집순이로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다. 쓸데없던 시간은 결코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더 빨리 혼자가 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혼자 있을 때 크게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그 여유로움과 한가함을 즐기는 타입의 사람인 것 같다는 걸 이번 해에 많이 느꼈다. 앞으로 더 잘 지내보자.

건강

운동

올해 초 계속 탁구를 치다가 이사 오면서 주변에 탁구장이 없어서 탁구를 쉬게 되었다. 그러다 이사 온 곳에서도 탁구를 좀 치다가 그만뒀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아마 당분간은 탁구를 치지 않을 것 같다(아쉽다…).

이사 오고 난 이후 달리기와 필라테스를 꾸준히 했었다. 거기에 풋살까지 시작했었다. 회사를 옮기면서 필라테스는 그만두었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달리기는 자연스럽게 안 하게 되었다. 남은 것은 풋살. 실내라서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서 재밌게 하고 있었는데, 경기에서 입은 부상 때문에 한 달을 쉬었다. 이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고, 1월부터는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풋살이 좋은 이유는 팀 스포츠라서 인 것 같다. 이사 온 동네에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사실 지금도 풋살을 하는 분들과 엄청 친하게 지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두 번 만나서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풋살을 하는 게 뭔가 좋았다. 또 여성들만 있는 팀이라 마음도 더 편했던 것 같다.

이제 홈트 근력 운동과 풋살을 병행해서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골격근량이 늘어나는지 궁금해서 인바디 체중계도 샀다. 얼른 다시 체크해 보고 싶다!

당화혈색소 8% 감소

운동과 저당 생활로 당화혈색소 8% 낮추기에 성공했다. 6.5%부터 당뇨로 판정하는 데 나는 6.1%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가 나왔다. 6%가 넘으면 당뇨 전단계로 판단된다. 평소에 달달한 걸 많이 안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편이었는데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저당 제품을 주로 먹으려고 노력했고, 흰쌀밥은 많이 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술도 무알콜로 대체하면서 술로 인한 당 섭취가 거의 사라졌다. 올해 나름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8kg 정도 감량했고, 당화혈색소도 6.1에서 5.6으로 줄일 수 있었다. 사실 원래 목표는 5.5를 한 분기 안에 해내는 거였는데, 그땐 당화혈색소를 단시간에 낮출 수 없다는 걸 전혀 몰랐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를 것 같다. 6.1에 되어봤으니 정신을 놓으면 다시 또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23년에도 당화혈색소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하려고 한다.

술을 끊다

이사 와서 하이네켄 무알콜 맥주를 마시자마자 반해버렸다. 이렇게 밀맥 맛이 난다고? 맥주를 너무 많이 마시며 몇년 동안 살아와서 술은 늘 골칫거리였다. 술을 마시는 순간은 즐거웠다. 하지만 수면에도 영향을 주고 다음 날 컨디션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술이라는 변수가 생기면 내 루틴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무알콜 맥주라는 구원자가 나타난 것이다. 이때 이후로 운전도 시작하면서 알콜은 거의 먹지 않기 시작했다. 사실 무알콜 맥주에도 알콜이 들어있긴 하다. 내가 주로 마시는 하이네켄은 0.03% 알콜이 들어있다. 하지만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어서 타이레놀 같은 약도 무알콜 맥주를 마시고 먹을 수 있다.

앞으로도 무알콜 맥주 생활은 계속될 것 같다. 맥주처럼 맛있고, 그러면서 알콜은 거의 없기 때문에 내 일상 루틴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머리도 안 아프고 최고의 컨디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무알콜 맥주. 앞으로 다양한 무알콜 맥주들이 더 나오면 좋을 것 같다.

심리 건강

참 다사다난했던 올해 나는 심리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탄 듯이 살았다. 당연히 심리적으로 안정적일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나아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극복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가 어느 정도는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2022년에 겪은 여러 사건들 때문에 2023년에는 안정적이기를 바랄 수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마주하고 이겨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1. Mermaid로 그래프를 만들어서 svg로 뽑을 수 있게 해주는 Mermaid editor를 썼는데,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6시간 동안 삽질했다… 그래도 여러 레포를 포크해서 뜯어 보며 역시 나는 개발자가 되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오늘의집 집들이 게시물은 2022. 12. 31. 기준 920개의 북마크가 있다!
  3. 운전 연수와 운전하기도 OKR 중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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