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쓰는 이야기 셋 - 두 번째 브이로그, 코로나, 멍한 요즘

March 17, 2022

1. 두 번째 브이로그 업로드

드디어 두 번째 브이로그를 업로드했다. 처음에 올린 브이로그는 한 주의 일상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2월 한달동안 찍은 영상을 편집해서 올렸다. 매일매일 24시간 찍진 않았고, 생각날 때마다 찍은 영상들을 이어 붙였다. 첫 영상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만한 일하는 모습 밖에 없어서 이번에는 일하는 부분은 최소화해서 찍어서 편집했다. 확실히 첫 번째 영상보다는 활발해서 덜 지루한 것 같다.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들어서 언제까지 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내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습관이 잘 자리매김해주면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뿌듯하고 재밌을 것 같다.

https://youtu.be/NIDvhKHBcho

2. 오미크론 확진

금요일 낮부터 살짝 목이 아팠다. 그러다 밤에 잠을 계속 설칠 정도로 목이 아팠다. 쎄한 느낌이 들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나 남아 있던 코로나 자가 진단 키트로 검사를 해봤다. 너무나 선명한 두줄… 코로나 양성이었다. 집 근처에 PCR할 곳이 많았지만, 토요일이라 운영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학 병원으로 가서 돈을 주고 PCR을 받았다. 11만원인 코로나 검사비가 자가 진단 키트 양성이면 약 2만 5천원쯤, 거기서 PCR까지 양성으로 판단되면 냈던 검사비를 돌려받는 구조였다. 생애 처음 PCR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따뜻한 봄 날씨에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자가 격리를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내가 무슨 힘이 있나… 미세 먼지 가득한 봄 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갔다. 일요일인 다음 날 아침 7시 PCR 양성이라는 문자가 왔다. 이제 진짜 코로나 확진자가 된 것이다. PCR 검사날을 기점으로 5일째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확진 후 느낀 점

백신을 3차까지 맞았지만, 오미크론은 확실히 아프긴 하다. 특히 아픈 와중에도 모든 걸 혼자 해내야 하는 1인 가구들은 더 신경쓸 게 많아서 아플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살아서 화장실도 나 혼자 쓸 수 있고, 가족들에게 전파할 일이 없는 건 다행인 것 같다.
자가 진단 키트, PCR 검사까지 착착 진행되어 한 번에 양성 판정이 된 건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다. 주변에 보면 증상은 있는데 음성이 계속 떠서 출근해야 한다던지, 밀접 접촉 후 여러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을 넘나 들어서 어떤 상태인지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일상을 이어나가야 한다던지, 곤란한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이사가는 주나, 이사가는 날 걸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헀는데, 이제 90일 정도는 항체가 있어서 다시 걸리진 않을 거라 오히려 안심이 된다.
입맛이 많이 돌아서 배달 음식, B마트, 마켓컬리 등의 배달을 많이 시켜서 돈을 많이 썼다.
MBTI에서 E와 I의 비율이 비슷해서 밖에 한 번씩은 나가야 하는 집순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집에만 있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매일 만나는 친구는 이미 코로나에 걸렸던 친구이고, 그 외에는 만난 사람이 없어서 코로나를 전파하고 다녔다는 죄책감은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안그랬으면 사서 걱정하는 타입이라 많이 불안해 했을 것 같다.

이제 내일 저녁, 토요일 오전 12시면 자가 격리 해제다. 격리가 해제되자마자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가야지.

3. 멍하게 지내는 요즘

직전에 다녔던 회사 생활을 떠올리자면 정말 정신이 없었다. 대면으로 일하는 게 메인이라 거의 매일 출근했었고, 리드 역할을 하며 실무도 해야 해서 할 일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고, 사람들과 어울릴 일도 많았다. 하지만 하는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나에게 주어진 일은 일단은 하는 타입이라 다니면서 내색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자기 계발에 대한 욕구가 한층 더 깊어졌었고, 회사를 다니면서도 굉장히 치열하게 살았다.

반면 요즘은 하는 일이 원래 하던 도메인의 일이라 익숙하고, 주 1회 출근이지만, 입사한 이후로는 오미크론이 심해져서 계속 쭉 재택만 하고 있고, 매니징 업무는 하지 않고 실무만 하면 되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만족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 이렇게 지내도 될까 싶긴 하다.

하지만 자가 격리가 끝나고 이사가 마무리되면, 당분간 집 문제로 머리 아프고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거라 2분기 OKR을 시작하기에 알맞고, 또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도 시작될 예정이라서 평화로움은 잠시뿐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