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회고

첫 유튜브 광고, 드디어 구한 사무실, 헬스장 등록, 별 거 아니라는 마음 가짐

첫 유튜브 광고 영상을 찍다

작년 12월, 링글 AI 튜터 기능 광고를 의뢰받았을 때 사실상 첫 정식 광고 제안1이라 기분이 얼떨떨했다. 이렇게 누추한 곳에 귀한 분이? 아무래도 링글 AI 튜터에 UX 디자인 관련 콘텐츠가 있다 보니 영어회화에 관심 있는 UX 디자이너라는 나의 정체성이 어필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2년 넘게 유튜브를 해왔지만 제대로 영상 기획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링글의 마케터님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프로세스를 밟아가며 영상을 만들었다. 마일스톤을 세우고 해야 할 일을 체크하며 일정을 관리하고 나름 프로페셔널하게 해내서 뿌듯했다.

저조한 조회수, 수많은 구독 취소

하지만 역대급으로 저조한 조회수를 기록했고 조회수가 적은 것을 떠나 어떤 영상보다 구독 취소가 많이 일어났다. 원인을 따져보자면 일단 광고만을 위해 제작된 영상이란 점이 제일 클 것 같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광고에 거부감이 있고, 내 채널의 구독자들과 나는 직접 광고를 해도 괜찮을만큼 아직 친밀하지 않다. 다소 건조한 브이로그를 만들어 왔으므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게다가 내 채널은 현재 얼굴을 가린채 일상만을 공유하던 감성 브이로그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말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피봇 중인 상태라 구독자 수가 줄고 늘고를 반복하며 구독자의 정체성이 변화하고 있다. 근데 쐐기를 박는 영상이 나타났으니 이전 구독자 분들은 보고싶지 않았을 것 같다.

그나마 브이로그에 녹여서 진행했다면 더 나은 조회수를 기록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형태의 영상을 만들어 본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앞으로 이번 광고처럼 브이로그에서 벗어난 새로운 종류의 영상들을 많이 만들어 나가고 싶다.

사무실을 구하다

양재 서초 청년센터, 삼성역 구글 캠퍼스를 전전하다가 사무실을 구하게 되었다. 사무실을 구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fi-workers 뉴스레터에서 자세히 다루었다.

자연스럽게 커피를 내려서 마시고, 내 짐을 두고 다닐 수 있고, 춥지 않은 곳에서 업무를 하고 회의하고 싶을 때 회의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회사를 다닐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사무실이란 공간은 회사에 취직하면 당연히 따라오는 기본 옵션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렇게 얻게 된 소중한 사무실이라 그런가 오프라인으로 출근하는 날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이 더 늘어나게 될 것 같다. 먼 게 제일 큰 단점이지만 그 시간을 잘 활용해 보고 싶어서 접이식 키보드도 샀으니 글을 많이 써야지.

사무실 내 자리

사무실 내 자리

접이식 키보드

접이식 키보드. 가운데가 접힌다.

다시 시작한 헬스

2024년에는 이직하면서 탁구 레슨을 쭉 받았고 퇴사한 이후에는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운동을 다시 시작하지 않았다. 그래도 날이 추워지기 전에는 가끔씩 호수 공원을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추워지자 날씨를 핑계로 밖에 나가지 않는 날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2024년 12월 말에 헬스장을 다시 등록했다. 거의 8개월만이다. 첫 주에는 3회나 갔다. 하지만 바로 그다음 주는 겨우 한 번 갔다. 주 3회 빡세게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기가 싫었다. 그러다 가볍게 가는 것에만 의의를 두자는 마음을 먹고 나니까 주 2회는 갈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오늘은 설 연휴라 헬스장이 문을 닫았는데 집에서 혼자 1kg짜리 덤벨로 근력 운동을 했다. 사실 덤벨은 어제 다이소에서 사왔는데 헬스장에 있는 1kg짜리 덤벨이 너무 더러워서 개인용으로 쓰려고 샀다. 나중에 내 집을 갖게 된다면 방 하나를 웨이트 존으로 만들고 싶다.

지치면 헬스장에 아예 안 가기 때문에 오버 페이스는 금물이다. 2025년에는 더 많고 힘든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헬스장에 출석만 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큰 목표다.

헬스장

운동 안해도 되니까 주 2회 헬스장에 가기만이라도 하면 성공이다!

모든 일은 별 거 아니다

요즘 더 많이 미루는 와중에 롱블랙에서 미루기에 관하여: “오늘도 할 일을 미뤘나요?” 심리학자의 처방전을 읽었다. 일단 이 아티클의 인터뷰이인 이동귀 교수는 ‘미루기’라는 표현을 ‘꾸물거림’이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좋다고 말한다. ‘미룬다’는 표현에는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조금은 더 가볍고 귀엽게 느껴질 수 있는 ‘꾸물거리다’를 써보자고 제안한다.

이런 꾸물거림에는 5가지 유형이 있다. 비현실 낙관주의, 완벽주의, 자기 비난, 현실 저항, 자극 추구. 이 중에서 나는 완벽주의 유형에 제일 가깝다고 생각했다. 근데 내 꾸물거림에 대해 분석하다 보니 여기에는 없는 겁쟁이 유형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정의한 겁쟁이 유형이란 생각보다 할 게 너무 많을까봐, 혹은 받은 피드백이 너무 가혹해서 다 뜯어 고쳐야 할까봐 꾸물거리는 유형이다. 사실 시작해서 해보면 별 거 아닐 때가 많은데 괜히 겁을 먹는 것이다. 그래서 ‘별 거 아니야’ 잠금 화면을 만들어서 계속 기억해보려고 했다.

여전히 아직 모든 일이 크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계속 기억해보려고 한다. 쫄지 말자. 별 거 아니다.

별 거 아니야

별 거 아니야 잠금화면

싫은 일을 해야 한다

앤드류 후버만(Andrew Huberman) 박사에 따르면 인간의 의지력은 전측 대상회피질과 깊은 연관이 있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두뇌의 ‘전측 대상회피질’을 근육처럼 키울 수 있다. 근데 신기하게도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이를 키울 수 있다.

운동 선수들이 일반 사람들보단 대상회피질이 더 크다고 한다. 운동 선수들은 하기 싫을만한 훈련도 좋은 경기, 기록을 위해 인내하며 해낸다. 그런 과정 속에서 대상회피질은 커질 것이다. 그래서 운동을 그만두더라도 뭐든 잘 해내는 경우를 많이 봤다.

주의해야 할 점은 하기 싫은 일을 하다가 그 일을 즐기는 순간 대상회피질은 더이상 커지지 않는다. 그래서 대상회피질을 키우려면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양한 범위의 하기 싫은 일들을 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이 너무 많은 나로서는 이 말을 기억하고, 하기 싫은 고된 일을 해내는 강철부대 W무쇠소녀단, 사이렌:불의 섬 같은 프로그램만 떠올리기만 해도 뭔가 대상회피질이 커지는 느낌이 든다(간접 대상회피질 키우기인가).

2025년에는 어떤 하기 싫은 일을 해볼까? 진흙밭을 굴러볼까? 간접 대상회피질 키우기가 아니더라도 진짜 하기 싫은 일도 의지력이 커질 수 있다면 기꺼이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얻는다.

앤드류 후버만 채널의 의지력 키우는 방법(How to Build Willpower)

  1. 2024년 12월에 크래프톤 정글 광고를 진행하긴 했지만 대행사를 낀 형태여서 정식 광고 제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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