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만드는 마음>은 다채로운 콘텐츠를 보는 기록을 담은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를 발행하는 저자의 콘텐츠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콘텐츠 로그> 뉴스레터는 2019년에 저자인 해인님과 함께 참여했던 트레바리 독서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첫 모임에서 돌아가면서 자기 소개를 할 때, 뉴스레터를 하고 있다고 소개해주셨고, 그때 처음 구독하여 지금까지 보고 있었다. 당시에는 뉴스레터가 지금처럼 핫한(?) 매체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해외에 다양한 뉴스레터를 구독해오고 있던 나로서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계신다는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반가웠다. 또한 콘텐츠 도메인에서 일하고 있는 나였기 때문에, 콘텐츠와 관련된 뉴스레터라서 더 반가웠다. 그래서 바로 냉큼 구독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찾아보니 8번째 뉴스레터부터 받아봤으니, 꽤 초창기 구독자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뉴스레터에는 날짜를 기준으로 저자가 보고 듣고 읽은 콘텐츠들이 어떠한 의견 없이 담담하게 리스트 형태로 쭉 적혀 있다. 처음 뉴스레터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니?’ 였다. 팟캐스트, 음악, 유튜브 영상 같이 짧은 콘텐츠도 있지만, 호흡이 긴 책들도 여러 포함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24시간을 사는 사람이 맞을까 싶었다.
어쨌든 이렇게 콘텐츠에 정말 진심인 저자가 쓴 책 <콘텐츠 만드는 마음>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뉴스레터 곳곳에 들어 있는 글들을 볼 때마다 담담하게 서술하면서도 위트 있다는 느낌을 받아 책은 어떨지 기대가 많이 되었다. 그래서 <콘텐츠 로그> 뉴스레터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사연을 적어서 당첨이 되었다! 7월 초쯤 도착한 책을 오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담담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는 여전해서 좋았고, 술술 글이 읽혔다.
‘1부 보는 사람’ 파트에서는 어떤 형태이든, 콘텐츠에 대한 저자의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최고의 음향을 찾아서 도쿄로 음악 페스티벌을 간 저자는 듣는 이의 마음이 중요하다며, 도쿄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만, 그 글을 읽는 나는 이상하게도 완전히 영업이 되어 당장 도쿄로 가고 싶었다.
팟캐스트 덕후로서 소일거리를 하기 위해 팟캐스트를 듣는 건지, 팟캐스트를 듣기 위해 소일거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저자의 이야기에는 너무 공감돼서 빵 터져버렸다. TMI지만, 나는 소일거리를 마치면 바로 듣던 팟캐스트를 정지한다. 소일거리를 할 땐 집중해서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지만, 다른 멀티태스킹을 할 땐 팟캐스트 내용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도 놓칠 수 없어!)
‘2부 만드는 사람’ 파트에서는 즐겨 보던 뉴스테러 <콘텐츠 로그>의 뒷 이야기들, 예를 들면 뉴스레터의 각 코너들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뉴스레터를 만들면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등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3부 일하는 사람’에서는 글마다 콘텐츠를 통해 저자의 일에 대한 생각을 풀어나가는데, 그 콘텐츠들에 영업을 당해버렸다. 류희수의 <오래 해나가는 마음>, 토베 얀손의 <페어플레이>, 허새로미의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은 꼭 읽어보려고 위시리스트에 추가했다.
뉴스레터를 올해로 4년째 꾸준히 해나가는 걸 저자의 모습을 몰래(?) 지켜보며, 책이라는 결실을 보고, 여러 매체에 출연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당장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뉴스레터를 계속하고 이를 수익화하는 일로 만들고, 관련된 일들을 해내는 과정이 참 멋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는 나의 영상 일기인 유튜브 브이로그와 블로그에 글쓰기도 언젠가 그렇게 될 날을 기약하며, 계속해나갈 힘을 얻는다.